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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생각법

플랫폼 이야기를 시작하며

 

 

플랫폼의 세상이 오고 있다. 지식은 구글의 검색 플랫폼을 통해 공유되기 시작했고 신문과 방송은 SNS 미디어 플랫폼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이제 무언가를 구매할 때 상점을 찾기 보다는 스마트폰에서 쿠팡과 같은 어플을 찾는 것이 일반적이 되었다. 심지어는 음식까지도 어플을 통해 배달시키는 것이 당연시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하지만 플랫폼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플랫폼이란 과연 어떤 의미이고 플랫폼 기업들은 어떻게 경쟁하고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성공한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기업가치를 보면 어마어마하다. 한국돈으로 천조를 넘는 기업이 4개이고 나머지도 500조를 넘어 천조에 육박하고 있다. 이들이 이러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이유는 단순히 창출해내는 이익규모가 크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들의 사업방식이 기존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이전과는 다른 형태의 사업방식이다. 플랫폼은 시장의 공급자와 소비자를 모두 대상으로 무언가 새로운 환경, 도구, 인프라를 제공한다. 플랫폼이 매력적이라면 공급자도 소비자도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한다. 플랫폼은 태생적으로 개방적이기에 성장속도는 눈부시다. 그리고 플랫폼 참여자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해당 영역은 한단계 발전한다. 지식이 공유되고 미디어는 공정해지고 상거래는 훨씬 편해졌다. 그 플랫폼이 이제 삶의 모든 영역에 한 걸음 더 다가오고 있다.

 

기존 사업방식과 플랫폼 사업방식의 비교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사업방식은 단선적이다. 하나의 선위에 우리는 자리를 잡고 생산, 제조를 하거나 유통을 하거나 판매를 해왔다. 그 선은 언제나 소비자를 향한다. 반면에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 선들을 모두 모아 면을 만들고 그 면을 관리한다. 선에서 면으로의 변화를 알고 있으면 플랫폼과 기존 사업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 그저 기존에 하던 방식에서 조금 변화되었거나 진화됐다 생각하면 오산이다.

 

플랫폼 기업이 기존의 사업과 가장 중요한 차이는 이미 언급했듯이 “양면시장” 즉 생산자와 소비자, 판매자와 구매자 두 개의 시장을 모두 바라본다는 점이다. 두 시장을 모두 만족시키는 새로운 장(場)을 만들어서 그 장이 성립되면 플랫폼은 안정성을 갖는 것이다. 시장에서 참여자로 들어가 나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이야기하는 “오픈마켓”의 개념이 가장 전형적인 플랫폼이다.

 

오픈마켓 사업자인 쿠팡, 지마켓, 11번가는 판매자와 구매자를 위한 장(場)을 만들어 제공한다. 그리고 그 장위에서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 거래를 하게 돕는다. 그 장에는 쿠팡의 로켓와우와 같은 배송서비스도 있고 지마켓의 엘로우페이와 같은 지불 수단도 있다.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두 시장의 참여자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는 다양한 도구들도 제공해야 하고 판매자나 구매자나 모두 인정할 만한 운영원칙이 제공되야 한다. 수수료가 너무 높으면 판매자들이 반발하고 배송비가 너무 비싸도 소비자들이 떠나간다. 양면시장으로부터 환영받는 그런 플랫폼이 되는 것이 플랫폼이 성립되고 성공하는 길이다.

 

플랫폼간의 경쟁은 시장을 나눠갖는 경쟁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이 남을 때까지 지속되는 적자생존의 경쟁이다. 그래서 플랫폼 경쟁의 마지막은 독점 사업자를 남겨둔다. 규모 즉 플랫폼의 크기가 플랫폼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기에 누구나 빠르게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플랫폼 경쟁은 목숨을 건 싸움이다. 구글이 지식이라는 영역에서 페이스북이 SNS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 영역에서 그리고 아마존이 상거래라는 영역에서 이미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과정은 이러한 플랫폼 간의 경쟁에서 이기고 얻어낸 전리품이다.

 

플랫폼 이야기는 성공한 플랫폼들이 어떻게 시장에서 성립되었는가를 이해하는 과정이다. 물론 우버(Uber)와 같이 아직은 성공하지 못한 플랫폼 기업이 겪고 있는 문제를 이해하는 과정일 것이고 위워크(Wework)처럼 플랫폼이 되고자 했지만 인정받지 못한 기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지식, 미디어, 상거래, 이동, 먹거리 그리고 이제는 어디까지 확장될지 모르는 플랫폼의 이야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