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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의 생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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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의 슈퍼펌프드, 북리뷰 플랫폼 강의를 하면서 우버는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였다. 슈퍼펌프드를 읽으면서 그 흥미의 강도는 더해졌고 앞으로 우버만 가지고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 몇 가지를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먼저 우버는 공유경제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이 책에서는 공유경제라는 단어는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우버의 창업자 트레비스 캘러닉의 머릿속에는 공유라는 선한 사상은 한 단 한 줄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혁신이라는 실리콘 밸리 기업에게는 얼마든지 쉽게 붙일 수 있는 단어도 "욕망"이라는 단어로 인해 찾아보기 힘든 것이 우버의 실체라는 평가이다. 우버는 지난 대선에 붙여진 주민발의법안 Pros22를 통과시키면서 이제 900억 불의 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19년 5월 ..
플랫폼 노동 플랫폼 노동이 자주 언급되기 시작했다. 배달의 민족과 같은 배달 플랫폼에서 일하는 라이더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쿠팡 물류센터 직원의 코로나 감염과 그에 대한 쿠팡의 미온적인 대처를 두고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플랫폼 노동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한국에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본격적인 논의는 플랫폼 노동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고 있는가에서 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 노동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즉 문제를 탓하기에 앞서 그 답을 찾기 위해서는 플랫폼 노동이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각주: 우버 기사의 소득에 관련된 모든 통계지표는 미국의 주별로 시별로 다르다. 심지어 택시기사의 소득, 최저임금, 가구별 ..
우버는 택시회사로 전락하는가? 2020년 8월10일, 미국 캘리포니아 고등법원(Superior Court)는 우버와 리프트가 “플랫폼 사업자”가 아닌 단순한 운송사업자이며 따라서 새로운 노동법(Assembly Bill 5)에 맞게 모든 기사를 종업원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우버와 리프트는 즉시 항소를 결정했지만 만약 항소에서도 동일한 판결이 나온다면 우버와 리프트는 법적으로 더 이상 “플랫폼 기업”이 아닌 것이다. 우버와 리프트는 항소와 더불어 Ballot measure라는 일종의 입법수단을 활용하여 11월3일에 벌어지는 주지사 선거에 새 노동법(AB5)에서 우버기사와 같은 플랫폼 노동자를 제외하는 입법을 통과시키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즉 기존 법안의 수정하는 법안을 상정해서 캘리포니아 유권자의 반이상이 동의하면 우버와..
민주주의 더하기 자본주의 11월3일의 승자는 바이든만이 아니었다. 이 날 우버도 승리의 축배를 들었다. 물론 경쟁자이자 동료였던 리프트와 함께 말이다.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이다. 비록 한동안 트럼프라는 이상한 지도자의 출현이 이 민주주의라는 4글자가 미국에 있는가에 대한 의문을 만들기는 했지만 그래도 미국은 민주주의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상징성을 갖는 국가이다. 여기에 미국은 자본주의라는 또 하나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자본주의가 민주주의와 함께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우버는 이번 11월3일 선거에서 우버와 리프트를 새로운 노동법(AB5)의 예외 대상으로 인정하는 법안(Propositon 22)을 상정했고 58%의 지지로 이 법안은 통과되었다. 새로운 노동법은 우버의 기사를 계약직 노동자가 아닌 정규..
배민사화 "플랫폼의 생각법"을 쓰고 나서 받았던 가장 많은 질문은 한국에 성공적인 플랫폼은 없느냐였다. 아쉽게도 네이버나 카카오가 플랫폼으로서의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기에 자신 있게 한국에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있다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 양면시장을 지향하고 경쟁을 통해 독점적 위치를 차지하고 그러면서도 착한 플랫폼으로 가치를 추구하는 그런 플랫폼의 모습을 말이다. 그런데 배달의민족(배민)이 눈에 띄었다. 배민은 음식 배달이라는 영역에서 어플을 통해 전형적인 양면시장(식당과 손님)을 개척하기 시작했고 시장의 60%를 장악하면서 준 독점적인 위치까지 성장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시장에서 배민과 요기요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기 시작했고 보다 나은 플랫폼이 되기 위한 노력으로 다양한 솔루션(도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
소프트뱅크는 왜 Wework에 집착했나? Wework는 오피스 공유기업이다. 한국에도 이미 20개의 오피스를 열었고, 또 이미 스타트업 사이에서는 유명인에 가깝기에 기업 그 자체에 대한 설명은 크게 필요 없어 보인다. 단지 전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모두가 갖고 싶어하는 위치, 예를 들어 테헤란로, 혹은 종로, 혹은 부산의 서면에 사무실을 만들고 이를 잘게 쪼개서 재임대하는 임대사업자다. 전세계 29개 국가 111개 도시에 진출했고 528개의 사무실을 이미 만들었다. 그리고 스스로의 이름에 우버와 같이 “공유”라는 이름을 붙인 기업이다. 오늘의 이야기는 그 Wework가 상장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이야기다. 미국 증시에 상장하기 위해서는 S1이라는 보고서가 필요한데 이는 구글에서 ‘Wework S1’으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서평: 플랫폼의 미래, 서브스크립션 일단 제목이 끌렸다. 플랫폼이라는 단어를 연구하는 사람으로 플랫폼의 미래라니.. 아무리 클리쉐한 제목이라 하더라도 역시 관심을 갖는 사람에게는 보이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 책의 원제목을 찬찬히 보았다면 이런 실수(?)는 하지 않았을텐데 그런 꼼꼼함이 부족했다. 이 책의 원제목은 Subscription Marketing: Strategies for Nurttering Customers in a World of Churn이다. 그냥 제목대로 직역을 하면 "가입마케팅: 경쟁의 세상에서 고객키우기" 정도이다. 즉 제목만 보면 플랫폼과는 아무 상관이없다. 물론 책 전체를 읽고 나서도 가입마케팅이 플랫폼의 미래라는 주장은 별로 없다..물론 중요하다는 주장은 있지만 말이다. 결국 마케팅 책이었다. 누군가..
수익이라는 새로운 만트라 2019년 IT업계 최고의 화두는 버블이 가라앉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Uber의 상장 후 주가의 추락이나 Wework의 상장 실패 등이 보이고 있는 싸인들을 바탕으로 플랫폼 기업들을 주축으로 한 IT버블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기사들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이제는 수익을 내지 않는 IT기업들이 단지 규모만으로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과 더불어 이익이라는 새로운 만트라를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나오고 있다. 과연 플랫폼 기업은 무엇을 추구해야 하나라는 새로운 논쟁의 중심에는 Uber와 Airbnb가 존재한다. 두기업이 모두 공유경제의 상징이기는 하지만, 하나의 기업은 규모를 하나의 기업은 수익을 기업 가치의 중심에 두기 때문이다. Uber는 전 세계 700개 도시에서 하루에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