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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에 대한 단상

커피를 구독하다… 시나본 커피구독 리뷰

시나본 커피구독 서비스용 텀블러

커피에서 구독서비스가 나타난 것은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다. 우리는 예전에 우유를 구독해서 마셨고 우리의 야쿠르트 아주머니는 이제는 전기카트를 몰고 있지만 여전히 구독의 상징이기 때문이다. 의외로 스타벅스나 엔젤리너스가 아닌 디저트 카페인 시나본이 커피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의 내용을 보면 상당한 고민을 한 흔적이 보인다.

 

먼저 스마트텀블러라는 기술적인 요소를 구독에 적용했다. NFC를 장착한 이 텀블러를 18,000원에 구입하고 35,000 추가로 결제하면 한달동안 30잔의 아메리카노를 마실 수 있다. 추가적인 결제가 필요없고 내장된 NFC칩을 통해 자동으로 충전된 30잔에서 차감이 이뤄지는 것이다. 커피 한잔이 35,00원이니 10잔 값을 지불하고 30잔을 마시는 것이니 66% 할인인 것은 맞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에서의 구독이라 이야기하기에 약간의 부족함이 있다.

 

일단 제약이 너무 많다. 첫째, 이 텀블러를 구입한 고객만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은 상식적이다. 텀블러가 일종의 구독의 상징이니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하루에 한잔이라는 제약이 있다. 하루에 커피를 한잔으로 한정해야 하는 이유가 있었을까? 구독의 목적은 나의 고객을 만드는 것이고 그 대상 고객은 커피를 매우 좋아하는 사람일 것이다. 이들에게 하루 한잔이라는 제약은 뭔가 부족함으로 다가올 것이다.

 

두번째 NFC가 장착된 텀블러를 통해 뭔가 멋진 자동결제를 보여주는 것 역시 이 고객의 페르소나와 그다지 맞아 보이지 않는다.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에게 특정 텀블러라는 제약을 주는 것도 뭔가 어색하다.

 

마지막으로 할인율이다. 한달에 30잔이라는 양을 정하는 것은 적게 마시는 사람이나 많이 마시는 사람이나 뭔가 어정쩡하다.  

 

이 구독을 수정해 보자.

먼저 이 NFC가 장착된 텀블러를 포기하자. 아니 여전히 계속 사용하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 텀블러라는 일종의 제약요건은 문제가 된다. 아침에 텀블러를 까먹고 들고 나오지 않은 경험은 고객을 떠나게 한다. 일종의 고객의 얼굴이 혹은 아이디가 스타벅스라면 앱이 인증도구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무조건 텀블러 혹은 머그컵을 가져와야 한다는 친 환경적인 제약은 유지했으면 한다.

두번째, 하루 이용횟수, 월 전체 이용횟수 등의 제약 역시 없어져야 한다. 커피의 원가는 매우 낮다. 그리고 한달에 이 고객이 30번이 아니라 60번을 온다면 이 역시 환영해야 할 일이다. 충성고객이 생긴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커피 이외에 뭔가를 판매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

 

구독은 판매에서 고객관리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즉 나의 가게를 매일 찾 올 고객의 숫자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 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이 계산해야 하는 제약이라는 것은 구독설계에 있어서 이다. 구독 설계에 있어서 손익계산, 즉 원가와 낙전에 대한 계산은 구독을 구독스럽지 못하게 만든다. 구독설계에서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스스로를 구속시키고 싶을 만큼 매력적인 제안이다. 나에게 설계를 맡기면 다음과 같은 카피를 쓰고 싶다.

 

“월 35,000원에 무제한으로 커피를 드립니다. 아무런 제한이 없고요 단지 저희 가게의 텀블러만 가져오시면 됩니다. 커피도 중요하지만 지구도 지켜야 하니까요….”

 

아래 기사는 회사가 낸 보도자료이다.

글로벌 디저트 카페 시나본(대표 김태준)이 업계 최초로 스마트텀블러를 출시해 커피 구독 서비스를 제공한다.

스마트텀블러는 하단에 내장된 NFC칩을 통해 매장에서 바로 결제가 가능한 실물 텀블러다. 시나본 커피 구독 서비스는 텀블러를 가지고 매장에 방문해 횟수 차감형으로 이용하는 방식이며 스마트텀블러 구입 시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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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월 구독 신청 시 소정 금액을 결제하고 높은 가격의 음료를 매일 1잔씩 이용할 수 있다. 메뉴는 아메리카노로 제한되며 10잔 가격으로 30잔을 이용할 수 있어 65% 이상의 획기적인 할인율을 제공한다.

한편 외식업계가 지속적으로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고 있는 가운데 텀블러 사용 활성화를 통해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업계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기대된다.

시나본 커피 구독 서비스는 미사강변점을 시작으로 전매장으로 확대할 예정이며 첫 구독 신청 시 ‘더블피칸미니팩’을 즉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블루빈컴퍼니 김태준 대표는 “시나본을 이용하는 고객님께 특별한 할인 혜택을 제공함과 동시에 환경보호의 의미까지 더한 스마트텀블러 서비스를 통해 커피 정기 구독 시장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출처 : 뉴스페이퍼(http://www.news-paper.co.kr)